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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Food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 가족모임 직장인 회식 럭셔리 레스토랑, 스미스 키친★ (feat. 로사 매니저님)

벌써 몇 년 전인지.  송도 국제 신도시가 막 들어섰을 때 그러니까 지금처럼 고층 건물이 하나도 없을 때(!) 송도에 온 적이 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송도가 이렇게 변할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고, 삼둥이와 오남매가 살 거란 상상도 못했다.

인천에 있으면서 꼭 가야지 가야지 하다가 이제야 가게 된 송도.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금방이라도 소나기가 퍼부을 것같은 날씨에, 사람은 한명도 없고, 안개에 가려 고층 건물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수상택시를 탈 수 있다는 센트럴파크 공원에는 금방이라도 물귀신이 튀어나올 듯한 음산한 기운까지 감돌아 진짜 그냥 되돌아가고픈 맘만 굴뚝 같았다.

하지만 여기까지 온 게 아까워서 밥집을 찾아나서는데, 저녁 9시가 다되어갈 무렵이라 그런지 고기집이나 호프집 외에는 문이 다 닫혀있었다. 그러던 찰나에 정말 이곳마저 닫혀있으면 그냥 돌아가리라 마음먹고 찾은 곳, <스미스 키친>이다.

주소 : 인천광역시 연수구 센트럴로 232 센트럴파크1몰 E동 234호 / 번호 : 032 - 832 - 9997 / 인스타 : @SMITH_KITCHEN

솔직히 간판만 보고 영업이 끝난 줄 알았다. 보통 로고나 글자에 네온사인이 들어오는데 여긴 간판 테두리만 불이 켜져 있어서...

가격도 나름 착하고 여기까지 왔는데 체인점 음식점은 가고 싶지 않아서 일단 가보기로 했다. 직원 외 출입금지라는 안내 문구가 떡하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문을 열고 들어가는 당당함.  

기대했던 것보다 분위기가 너무 괜찮아서 의심없이 착석. 분위기를 보고 메뉴판을 보니 솔직히 가격이 더 맘에 들었음.배가 너무 고파서 오래 고민하지 않고 토마토 버섯 베이컨 파스타, 마르게리따 피자, 새우 볶음밥 주문 완료!

시원한 물한잔 마시려고 물을 따르는데 안에 왠 나무(?)가 들어있는 게 신기해서 사진 한장 찍어봄.  

 분위기도 좋고 가격도 착한데도 불구하고 테이블에 앉아있는 손님이 없었다. 보통 사람들같으면 이 상황에서 사람들 없어서 좋다고 편히 앉아서 먹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솔직히 나는 이런 상황이 불편하다.

아직 직업병이 남아있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오픈 매장을 관리하고 운영해본 경험이 있기에 텅빈 가게를 보고 있는 사장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속이 타들어가는 심정, 적자로 빚더미에 앉을까 불안함, 이런 맘 몰라주고 술렁이는 알바생들, 무기력한 매니저, 괜히 쑥덕거리는 것같은 손님들.

여기서도 그냥 그런 느낌이 쑥 내게 들어왔다.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사진 찍고 글 하나 남기는 것. 내가 늘 해왔던 방법이자 내가 가장 잘하는 능력이다. 그래서 나눠드리고 싶었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그냥 한순간 밀물처럼 몰려 왔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건 사실 큰 의미가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바이럴 마케팅을 이런 식으로 이용한다. 물론 그런 글들을 기가 막히게 잘 쓰시는 분들이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처음에 나는 이 사실이 안타까워 판도를 바꿔볼까 생각도 했지만 쉬울 것같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생각을 바꿨다. 그냥 남들 상관없이 내가 잘하는 걸로, 내가 지금까지 해온 방법을 밀고 나가기로.

솔직히 아직까진 내가 쓴 글로 하루아침에 대박이 터졌다거나 떼 돈을 벌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그러나 내가 계속 바이럴 포스팅을 쓰는 이유는 단 하나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판매하려고 하는 사람, 사장이나 매니저 혹은 내게 포스팅을 의뢰한 그 한 사람을 위해서다.

그 분들이 항상 내 글을 읽으면 다시 힘이 난다고 말해줬다. 내게 고맙다고 말해줬다. 나는 누구보다 그 분들이 힘이 나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 분들이 일어서야 한다. 그 분들이 다시 빛나야 한다. 그러면 진짜 잘될 수밖에 없다. 내가 믿는 것 그것뿐이다.

앞서 설명이 다소 길어진데는 이유가 있다. 송도의 음산한 기운에 다시 되돌아갈 뻔했던 내게, 이곳으로 인도해준데는 분명 이유가 있었을거라 생각했 역시나 좋은 분을 만났다.

매장 구석 구석을 둘러보는 내 모습이 마치 화장실을 찾는 듯 보였나보다.  화장실을 안내해주려는 직원의 말을 거절하고 나는 내 할일을 하고 있었다. 사진 찍는 내 모습을 보자 그 직원은 화들짝 놀라며 꺼진 조명을 다 켜주겠다며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조금있으니 조금 어두웠던 곳까지 조명이 다 들어오니 한층 더 멋진 곳으로 변했다. 그러려니 하고 사진을 찍고 있는데 그 직원이 먼저 조심스럽게 내게 말을 건냈다.

처음보는 사람에게 말 걸기가 쉽지 않은데 서비스업종에 근무하다보면 먼저 말을 꺼내야하는 경우가 있다. 사실 이 때 느낌이 온다. 오랜 시간 서비스 업종에 있었던 사람이라면 자신만의 묻어나오는 CS가 있다. 미안하지만 난 그것을 '포장'이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그랬었기 때문이다. ( 예를 들면 굉장히 친절해보이는데 너무 친절해서 왠지 100% 진심이라고 받아들여지지 않고, 부담스러울 때?! ) 

그런데 이 직원 분은 달랐다. 억지로 된 포장, 과장된 포장이 아닌ㅡ 이 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써 마치 물이 스며들듯 다가왔다. 이건 어디서 배울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본인이 원래 가지고 있는 성품이고 기질이다. 그래서 붙임성 제로나도 점점 마음을 열게 되었다. 직원 분은 다름 아닌 스미스 키친 안방 마님, 로사 매니저님이셨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사실 처음보는 직원과 고객이 이렇게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이 원래 보기 드문 일이 아니던가. 매장에 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몇 배로 더 커졌다.   

한 눈에 봐도 넓고 큰 홀, 믿음이 가는 오픈 키친, 아이들을 위한 베이비 체어, 단체 손님 혹은 가족 단위로 오는 손님들을 위한 단체석까지(!)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와인이 진열장에 가득 채워져 있다. 다음에 오면 와인을 먹어보는 것도 좋겠다!

유후~ 드디어 주문한 음식들이 나왔다.  배가 너무 고파서 여자 둘이 와파스타, 피자, 볶음밥 3인분을 주문했다. 그리고 음료는 서비스(!) 피자는 마지막까지 따뜻하게 먹을 수 있도록 초에 불이 붙어있고, 토마토 버섯 베이컨 파스타는 살짝 매콤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볶음밥에 새우 머리는 좀 탔지만(!) 맛있었다는 점. 3가지 메뉴 조합이 아주 탁월했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엉찌도 전보다 더 열심히 사진을 찍고 올린다. 끼리끼리다. 흐뭇하다.

 아, 그리고 뒤늦게 알게 된 숨겨진 진짜 '룸'을 아까 로사 매니저님 덕분에 알게 되었다. 

무슨 철벽같은 곳이 스스륵 문이 열리더니 무려 25인 가까이 앉을 수 있는 럭셔리 이 있었다. 어머나 세상에!! 회사 직원들 회식 장소나 아니면 대가족 단체 분들이 예약하고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 문이 닫혀있는데 정말 감쪽같이 속은 기분? 비밀의 방에 들어 온 기분이었다.

룸 안에서는 갑갑하지 않게 큰 유리 덕분에 밖을 내다볼 수 있다.  2층이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기분은 덜하지만 뻥 뚫린 밖을 보며 식사를 하는 건 정말 좋지 않은가. 룸 안에도 미닫이 문이 있어서 다시 두 공간으로 나눌 수 있는 구조이기도 하다.  ​( 직접 문 닫아주시는 로사 매니저님​  )

로사 매니저님과 스미스 키친 메인 쉐프님 그리고 사장님 세 사람의 모습이다.  늦은 시간까지 저렇게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는 모습 참 보기 좋다.매장 오픈 이후로 하루도 제대로 맘편히 쉬어본 적이 없다고_ 그런데도 끝까지 손놓지 않고 매달려 일한다는 건 정말 대단한 거다. 난 이런 노력과 모습을 하나라도 더 담아주고 싶을 뿐이다.  

지난 3월에 오픈했으나 홍보나 마케팅을 제대로 해보지 못한 점에 대해 많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래서 다가오는 5월에 지금 메뉴에서 업그레이 된 모습으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해보겠다고로 말씀하셨다. 고객들에게 기쁜 소식은 메뉴는 업그레이드 되지만 기존 메뉴에서 큰 가격 변동은 없다는 사실!! 그리고 새로운 이벤트도 곧 시작된다는 정보도 얻었다. 

음, 조금이나 내 생각을 보태어보자면 이런 세트 메뉴가 나오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도 든다.

피자(S) + 파스타 + 볶음밥 + 음료2잔 / 샐러드 + 피자 + 파스타 + 음료2잔 / 샐러드 + 파스타 2개 + 음료 2잔 이라던가 메뉴 컨셉에 따른 혹은 인원 수에 따른 아니면 커플, 가족, 친구, 직장인 처럼 단체에 맞춘 이런 세트 구성을 기획하고 스미스 키친과 어울리는 세트명을 붙여도 괜찮지 않을까? 와인을 판매하니 탄산음료 와인에이드무알콜 모히또 같은 메뉴도 있으면 좋겠단 생각도 든다.

4월 말까지 하는 이벤트는 방문한 고객이 재방문 시, 올해 연말까지 매달 고객 직접 추첨을 통해 당첨될 시 1등에게 무려 30만원 현금을 드리는 이벤트이다. 굉장히 파격적인 이벤트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파격적이려서 그런지 본의아니게 고객의 의심을 먼저 샀다고 한다. 마지막 이벤트이니만큼 당첨을 기원하며 적극적으로 이벤트에 참여하는 중. (3인분 음식은 그릇 바닥이 보일 정도로 싹싹 긁어먹고) 

정말 푸짐하게 잘 먹고 로사 매니저님이 손에 꼭 쥐어주신 그린 샐러드 무료 쿠폰 그리고 입가심용 사탕. 조만간 다시 찾아가야겠다.

맛있는 음식, 좋은 경치, 호화로운 인테리어 물론 다 좋지만_ 사람이 사람을 만나러 가는 것보다 더 귀하고 중요한 것은 없다. 이렇게 또 나는 송도에 오면 생각나는 사람과 생각나는 레스토랑이 생겼다. 

분명 서로가 서로를 끌어당겼다고 생각한다. 만약 정말 날씨가 좋았거나, 음산한 기운이 감돌지 않았거나, 배가 그토록 고프지 않았더라면 분명 다른 곳으로 갔을테니까. 세상에 우연이란 없다. 사람 사이에는 오직 인연만이 있을 뿐이다. 

감사합니다. 힘내세요, 로사 매니저님! 

그런데 정말 신기하기도 하지.  그렇게 음산한 기운이 감돌던 낯선 땅이 안개가 다 걷히고 진짜 제 모습을 드러내주었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