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초 어느 날, HMR 폴 전문반 단톡방에 사진 한 장과 함께 온 황미리 협회장님의 카톡.
워크샵 가신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런 일들을 하고 계신 줄은 나도 지금까지 자세히는 알지 못했다. 협회장님의 이 카톡 하나로 정말 내 가슴도 뛰었다. 덕분에 내가 처음 폴댄스를 하려했던 초심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저런 운동을 다해봤지만 끈기가 없어서 끝까지 해본 적이 없던 나였다. 한마디로 나 자신과 싸우는 시간을 견디지 못했던 것같다.
내가 폴댄스를 배우려했던 건 아주 우연히 지인 분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들을 보면서 시작되었다. 꽤 오랜 시간 그 분의 연습 과정을 지켜봤다. 스트레칭 하는 모습과 공연, 파티하는 모습을 계속 사진들을 빠짐없이 챙겨봤다. 힘든 포즈들을 하고 있지만 사진 속 그분은 늘 웃고 있었다. 즐거워보였고 행복해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분이 자신만의 아카데미를 만들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아, 열심히 했던 이유가 따로 있었구나. 그 후로도 계속 사진이나 동영상을 챙겨봤는데 정말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분이 굉장히 미인이기도 하지만 이상하게 나도 한번 해보고 싶었다. '나도 여잔데 할 수 있지 않을까', '저렇게 멋진 건강미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한번 풀어보기로 했다.
큰 맘 먹고 그 분이 열심히 배웠던 아카데미로 배우고자 발걸음 한 건 2년 전 가을이었다. 유연성, 춤 이런 것과 거리도 멀고 그렇다고 사라들과 빨리 친해지는 성격도 아니다. 무엇보다 부끄러움이 너무 많았다. 예전에도 지인 소개로 댄스학원에 등록한 적이 있었는데, 큰 거울 앞에 각목처럼 서있는 내가 한심하게 느껴져서 관뒀던 경험이 있었다.
솔직히 같은 일이 또다시 되풀이 될까봐 걱정했다. 이미 지불된 비용 따윈 별로 아깝지 않았다. 문제는 내 자신임을 알고 있었다. 그 당시 내 살에 바로 맞대어야하는 폴은 너무나 차갑게만 느껴졌고, 나의 모든 모습이 비춰지는 사방의 거울과 사람들의 시선이 낯설었다.
폴을 시작한지 보름 정도 됐을까.. 내가 관리해야할 신규 매장이 오픈하게 되면서 나의 의사와 상관없이 3주 정도 학원을 갈 수 없게 되었다. 또 이렇게 그만두는 구나 싶었다.
그런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신규 매장에서 근무하는 것이 그 당시 내게 너무 스트레스였다. 이 스트레스를 해소할 곳이 필요했고 그러다 3주째 발길을 끊을 폴댄스가 생각났다. 내가 폴 앞에서 마주했던 두려움보다 매장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화병이 더 심각함을 깨닫고 용기를 내어 다시 학원을 갔다. 그 때부터 정말 제대로 폴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도, 사람들의 시선도, 차갑게만 느껴졌던 폴도 나를 허락하는 느낌이었다. 멍도 많이 들었고, 물집도 잡히고, 특히 유연성 제로인 나는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 할 땐 진짜 죽을 맛이었다. 그래도 매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보다 훨씬 견딜만했고, 폴 기술을 하나씩 터득해갈 때 성취감은 정말 짜릿했다.
음악에 몸을 맡기고, 화려한 조명 속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는 순간ㅡ 다시 태어난 기분이었다. 한 번도 보여준 적 없고, 찾으려 노력해본 적 없는 내 모습. 누구보다 내가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야 함을 폴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자신감, 자존감이라는 것도.
글을 이렇게 거창하게 써서 누가보면 내 실력이 굉장한 줄 착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냥 실력만 놓고 보면 나는 전문인들 중에선 아장아장 아마추어다. 작년 이맘때 공연을 했고, 공연이 끝나자마자 바로 폴 챔피언쉽 대회 준비를 하면서 폴을 배우는 밤의 즐거움을 알았다.
이런 저런 경험 덕분에 HMR 전문반 과정을 꾸역꾸역 수료하긴 했지만 하지만 처음 목표와 달리, 내가 예상치 못한 환경들로 인해 폴을 놓은지 6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불과 몇 개월 전, 모든 것을 다 내려 놓아야했을 때가 있었다. 난 별로 가진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벌려 놓은 일들이 많았다. 그것들을 나는 전부 내 욕심이었다고 말한다. 아무 것도 가진 게 없고, 아무 것도 하지 않을 때. 사실 이 시기는 그리 오래 가지 못한다. 결국 다시 무슨 일이든 하게 된다. 단, 아주 자연스럽게 우선순위가 세워지게 된다. 하고 싶은 게 너무나 많았던 내게 정말 필요한 단계였다.
할 줄 아는 게 많다는 건 본인이 정말 잘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라면, 하고 싶은 게 많다는 건 본인이 정말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모르는 것과 같다.
지금 이 시기를 거치면서 사실 아직도.. 확실한 답은 스스로 찾진 못했다. 뭔가에 가로 막혀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나마 다행인 건 해답이 될 수 있는 열쇠는 쥐고 있으나 거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이다.
아무튼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꼭 해야겠다는 것들 중 하나가 바로 폴댄스이다. 정말 하고 싶다. 조만간 다시 폴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폴댄스는 더 이상 음지에 파묻힌 B급 행위가 아니다. 이제는 하나의 예술로써 스포츠 종목로써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 중심에 HMR 협회가 있다는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
폴댄스 특성상 제대로 갖춘 옷을 입고 할 수가 없다. 폴이 바로 피부에 닿아야되기 때문에 의상 혹은 동작이 다소 자극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런데 그런 동작들과 의상은 본인이 보통 자신감과 자존감 없이는 절대 많은 사람들 앞에 나설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폴댄스는 우리에게 자신감과 자존감을 되찾아주는 스포츠 중 하나이다.
스포츠이기 때문에 분명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야하지만 HMR에선 그 과정이 절대 외롭지 않다. HMR 황미리 협회장님과 정말 좋은 선생님이자 HMR 협회 소속 실력파 전문인들이 늘 함께 있기 때문이다. 또 깜짝 놀랐던 사실 중 하나는 전문반 선생님들이 대부분 자신의 직업이 따로 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투잡을 하고 계신 분들이다. (진짜 낮과 밤이 다르신 분들)
나는 취미생활로 즐기려고 생각했지 이 분들처럼 선생님이 될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 점에 있어 HMR 전문반 선생님들이 진심으로 존경한다. 켈리쌤께서 말씀하셨듯이 WPSC(월드 폴 스포츠 챔피언십) 국가대표 선수로 HMR 전문인 분들이 발탁되는 날이 올 거라 믿는다.
폴댄스는 내 평생 할 수 있는 운동으로 생각하고 앞으로도 꾸준히 할 것이다. 나도 언젠가 집에 폴을 설치하고 햇살이 들어오는 아침과 저녁 노을을 보면서 폴을 타는 삶을 꿈꿔본다.
쿠팡에서 11주년 행사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정보를 공유합니다.
저는 다른 폴댄스 아카데미와 HMR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세 번째라고 생각합니다.
ㅡ 폴댄스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 ㅡ
이 부분에 있어 저도 황미리 협회장님의 생각과 일치하기에
앞으로도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적극 도와드릴 것입니다.
프로필에 소개 된 선생님들 중 저는 김미정, 허원지, 서지유 선생님께 배웠습니다.
특히 원지쌤과 오랜 시간 함께 했었죠.
공연도, 대회도, 전문반 과정까지 원지쌤께서 가르쳐주셨습니다.
포스터 속에 있는 남자 분도 HMR 협회 채훈쌤이십니다.
훈쌤을 보고 폴하는 남자도 정말 멋지고 섹시하는 걸 알게 되었죠.
덕분에 폴을 시작한 남자가 한 명 있었으니ㅡ
열심히 해, 기회되면 더블 폴 한번 해보자고!
HMR 폴댄스 쿠팡 >> http://me2.do/53kpvk2V
HMR 폴댄스 페이스북 >> http://me2.do/F5xtkNSF
HMR 폴댄스 네이버 밴드 >> http://band.us/n/a6a1pab4Qcpfa
BIPC (부산 국제 폴 챔피언십) 2016 대회 안내 >> http://me2.do/xCuSkIpd
황미리 협회장님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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