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벚꽃 연금, 벚꽃 좀비, 장봄준이라고 불리는 장범준의 자리를 많은 가수들이 노렸을 것이다. 그리고 올해 드디어 랭킹은 깨졌다. 5년 만인가.
내가 아는 봄 노래 ㅡ 우연히 봄, 봄이왔다, 바람이 부네요, 그대와 나 설레임, 썸, 틈 등 ㅡ 그 중에서 '우연히 봄'을 제일 좋아한다.
계절에 사계절이 있듯이 사람에게도 사계절 주기가 있다. 나에게 봄은 사계절 중 여름이다. 즉 봄은 내겐 겨울과 같다. 그런 내게 정말 노래 가사처럼 2년 전 봄날.. 우연히 내 앞에 나타난 한 사람이 있다. '아직 겨울인데,, 봄이 오려면 멀었는데,, 이 사람은 도대체 누굴까?'
처음엔 나도 내 감정을 몰랐다.. 아니, 모른 척 하고 싶었는지도.. 그러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구나'를 알게 된 건,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내 맘이 너무 아팠다. 그래서 확신했다. 내가 정말 많이 좋아하는구나..
그러면 안된다는 생각에 이런 내 마음을 몇 번이고 거두려고도 해봤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번번히 실패했고 또다시 내 마음을 다 주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그러곤 보이지 않는 선을 그어두고 여태껏 넘지 않으려고 조심하며 지내고 있다.
난 내게 문제가 있음을 알고 있다. 혹시나 또 똑같은 결말이 일어날까봐.. 난 그것을 받아들일 용기가 아직 없다. 그래서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뿐.. 올해 나의 봄은 그렇다.
작년에 이어 여의도를 다시 찾았다. 이번엔 혼자가 아닌 친구가 있었다. 덕분에 외롭진 않다.
SNS 공감시인, 셀카 파는 셀팔이 하상욱씨도 여의나루를 찾았다. 그리고 저렇게 팬서비스 중이다.
여의나루역, 63빌딩이 보이는 여객터미널 앞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두 남자를 보기 위해서 말이다.
봄이 좋냐?? 멍청이들아! 몽땅 망해라
ㅡ 커플들에게 대놓고 저주를 퍼붓는 10cm의 힘이다. 드레스코드가 블랙이여서 그런지 가까이에서 보니 보람상조가 자꾸 생각난다.
봄이 그렇게도 좋냐 멍청이들아, 벚꽃이 그렇게도 예쁘디 바보들아, 결국 꽃잎은 떨어지지 니네도 떨어져라!
ㅡ 아주 대놓고 저주한다. 그리고 엉찌 또한 멍청이들에 꽂혀서 입에 달고 산다. 갑자기 원효대교 위에서 내려다보는 모습이 궁금했다.
내가 궁금한 건 또 못 참지. 원효대교 위를 올라가서 내려다보기로 한다.
SNS 힘은 참으로 놀랍고도 대단하다. 포스터 홍보한지 5일도 채 안되었을텐데 정말 다들 검정색 옷을 입고 10cm를 보기 위해 이렇게 모이다니...
위에서 내려다보니 보람상조가 아니라 그냥 개미떼. 각설탕 주위에 모여든 개미 무리처럼 보였다. 그리고 저 사람들 중 한 명은 개미 코스프레를 한 엉찌다.
벚꽃 유람선이 둥둥 떠다닌다. 한 겨울에 해운대와 광안리를 운행하는 유람선을 탄 적이 있다, 밤에. 정말 추웠지만 그래서 더 가까이 있을 수 있었던 추억. 그 친구는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지 궁금하긴 하네. 유람선을 보니까 그냥 문득 생각나서.
몽땅 망해라를 열창한 뒤 국회의사당 쪽으로 부지런히 걸어갔다. 작년에 당산 - 국회의사당 - 여의도 이렇게 혼자 거닐다 집으로 왔었다.
나도 벚꽃 놀이 가고 싶었다. 꽃놀이 가고 싶었다. 다정하게 손잡고 돗자리 들고 가고 싶었다. 그런데 한번도 그러지 못했다. 만나는 남자들마다 꽃놀이 가자고 말만 꺼내면 이상하게 다 헤어졌다. 참 이상하지. 그래서 내게 봄은 곧 겨울이다.
올해는 미세먼지 때문인지 날이 흐려서인지,, 날은 후덥지근했는데 하늘이 맑진 않았다. 마치 찜찜한 내맘 같군. 엉찌의 뒷모습만 열심히 찍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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