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 styel/Play

남영역 용산 야시장 청년장사꾼 열정도에 다녀오다★

지난 토요일 4월 9일은 오전, 오후, 저녁 일정이 꽉꽉 있어서 나름 재밌었던 날로 기억한다.

솔직히 말하면, 살짝 후회(?)아닌 후회도 했던 하루이기도 했다. 하지만 해보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해보고 후회하는 걸 선호하는 편이라 하나라도 받아들이고 배우려 한다.

 

 TV에서 나오는 생생한 현장을 보면 '나도 저기 가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 곳들이 종종 있다. 내게 그 중 한 군데가 바로 '야시장'이다. 부산에는 부평 깡통 시장이 유명하다. 그런데 문제는 TV에서처럼 맘껏 즐기려면 현금을 좀(!) 챙겨가야한다. 돈을 쓰면 쓸수록 그만큼 얻는다. 먹거리도 재미도.

돈을 쓸수록 얻는 것들이 많다? 어찌보면 당연할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왜 그래야만하지?'라는 의문도 든다. 만약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고 싶다면 우리가 평소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면 좋겠다. 세상에 그 어느 것도 당연한 것은 없다. 당연함이 우리의 사고를 점점 더 굳어지게 만든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당연함을 깰 필요가 있다.

사실 이곳을 찾느라 애 좀 먹었다.
남영역 1번 출구 반대편(!)으로 나와서 용산 경찰서 방향으로 큰길을 따라 5분 정도 걸어내려다가보면 유닉스 전자 건물이 보인다. 유닉스 전자 건물과 용산 더 프라임 아파트 사이 골목(원효로90길)으로 두 블럭 정도 들어오면, 백범로87길 골목이 열정도 골목이다. 참고로 짧다. 규모는 너무 기대하진 마라. 

열정도는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오후 5~10시까지 열리는 1일 야시장이다.

나는 온오프믹스를 통해 알게 되었다. 온오프믹스에서 푸드 트럭, 플리마켓, 버스킹 공연 참가할 사람들을 모집한다. 참여를 해보지 않아서 따로 비용이 들어가는지에 대해선 잘 모르겠지만, 아직 규모가 그리 크진 않은 점을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아무래도 부담은 덜 수 있지 않을까 싶다. 4월이 9회째라니 1주년인 올해 7~8월이 가장 피크일 듯 예상해본다. 그 때쯤 다시 찾아가볼 생각이다. 

 

전단지가 참 맘에 들어서 사진 찍어왔다. 백수가 세상에 끼치다, 백수세끼.

백수 꼬치 피었습니다. 인생 모히또? - 말그대로 꼬지모히또를 판매하는 푸드트럭이다. 절대 '20대라서' 이런 아이디어가 나온 게 아니다. 이건 이 청년들 본인들이 생각해낸 것이지 그들의 나이 때문만은 아니다.  

#열정도쭈꾸미, #피자인더트럭, #쉬림프킹, #오픈더키친, #조빵과자, #감자집, #크림치즈스위치, #착햄, #따몽주스 

- 나머지는 브랜드명이 잘 안보여서... 미안해요~  

여심 취향 저격 심쿵 디저트 상품들도 종종 보였다. - 마카롱, 티라미슈, 푸딩, 칵테일 등      

 

골목에는 푸드 트럭들이 모여있고, 건물 주차장처럼 생긴 곳엔 프리마켓 코너로 따로 마련되어 있다.  캘리, 캐리커쳐, 캔들, 악세사리, 수제잼, 애완용품, 아이디어 상품 등 작은 공간에서도 10여 종이 넘는 부스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빈 손으로 돌아가기 미안해서 꼬지 하나 샀다.  주인이 참 친절하게 장사를 잘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막판에 나한테 아줌마(!)라고 했다.. (싸우자는 건가.. 쩝..)

※ 열정도가 내게 준 영감들

▶ '청년'이라는 단어에 내심 기대하고 갔다. 어떤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보여줄 것인가. 과연 내 지갑을 열게 할 '무엇'이 있을까. 아니면 재방문을 끌어당기는 요소가 있을까? 그런데 달리 생각해보니 '청년'이라는 단어가 그들에게 부담이 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20대'면 무조건 창의적이어야 하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무수히 쏟아져야할까? 신선함, 기발함, 특이함, 유니크함 게다가 열정까지. 어쩌면 세상이 20대들에게 너무나 많은 것들을 기대하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도 해본다. 세상은 그들에게 자꾸만 무언가 기대하고 바라면 안된다. 

▶ 물론 세상의 그런 자극 덕분에 발전하고 성장하는 이들도 분명 있다. 따라서 섣불리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판단할 수도, 또 해서도 안된다. 다만 내가 해주고픈 말은 그것이 어떤 길이든 본인이 선택한 것이고, 그에 따른 결과 역시 본인에게 책임이 있음을 기억해야한다. 설령 그 결과가 내가 원했던 것이 아니더라도(나중에 돌이켜보면 그 결과 역시 내가 원했던 것임을 깨닫는 날이 온다)  겸허히 받아들이고 남탓으로 돌리지는 마라. 

▶ 그러나 굴복하지는 마라. 타협하지도 마라. 굴복하는 것과 받아들이는 것은 전혀 다르다. 굴복이 수동적인 태도라면, 인정하고 받아들임은 능동적인 태도다. 우리는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임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지, 굴복으로 성장하지 않는다.

▶ 열정도를 보며 '청년장사꾼'에 대해 좀 알게 되었다. 창업 컨설팅으로 수익화를 만든 것이다.

▶ 열정도의 규모는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본다. 다만, 체험 행사를 좀 더 늘리고 데이 패스권을 예약 판매하면 어떨까 라는 아이디어를 건의해본다. 푸드 트럭에서 파는 것들을 모두 맛보고 싶은데 그러려면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물론 푸드 트럭에서 판매하는 것들은 그리 비싼 편은 아니다. 하지만 몇 가지만 골라서 먹기엔 여기까지 찾아온 게 아깝고 비용도 많이 들고, 머리로 계산하게 만든다. 

아직 규모가 작으니 데이 패스권을 만들어서 알차게 다 체험해볼 수 있는 걸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또 예약 구매로 만들면 사람들이 어느 정도 올지 미리 예측할 수 있고, 패스권을 구매한 사람들을 위한 혜택들도 구성해놓으면 매니아층이 형성될 것같다.

 또 열정도 홍보 할 때 푸드 트럭으로 참여하는 청년들의 스토리를 담으면 그 가치와 친근감을 더 오를 거라 본다. SNS 공유를 구걸(?)하는 푸드 트럭을 많이 봤다. 물론 맛과 비주얼도 중요하지만 거기에 스토리를 담아서 찾아오는 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자. 단순 판매를 넘어선 ​이야기가 있는 열정도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무작위로 퍼뜨리지 말고, 매니아를 확보하여 그들로 인해 자연스럽게 퍼지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20대 청년들은 세상을 바꾸는 '도구'가 아니다. 말그대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 20대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부터 달라져야 한다. '20대니까' '20대라서' '20대이기때문에'라는 말 뒤에 따라오는 요구적인 표현들은 이제 거두었으면 한다. 그저 한 사람으로 바라보고 그 사람 자체를 존중하는 시선을 가져야한다. 이건 20대 뿐만 아니라 10대를 바라보는 시선 역시 마찬가지다. 

▶ 20대를 위한 참여 문화를 만들고 싶단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 그리고 이 문화는 점점 더 확산되어 자연스럽게 연령의 경계가 무너지게 될 것이다. 반드시 그렇게 된다.

암튼 덕분에 이렇게 또 아이디어를 얻어간다. 플리마켓, 푸드 트럭, 버스킹. 결론 = 트럭을 한대 사야하나...